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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9월 4주차 일기

유독 바빴던 한 주.

큰 이슈가 있다면,,
지난 몇 달 간 직주근접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절약이고 뭐고 일단 살고보자는 마음으로 자취를 결정했다.

이성 : 집에 더 빌붙어서 돈 모아
vs
체력과 멘탈 : 제발 자취해

왕복 3시간반~4시간 걸리는 출퇴근 길마다 이걸 자취를 해 말아 자취 해 말아 자취 해 말아 자취 해 말아...
결국 평일 인생이 '회사-출근-집'에 저당 잡혀서 삶의 질이 너무 떨어짐을 인정하게 된 것이.. 자취의 사유이다.


# 또 다시 부동산
못 보던 매물이 얼마 전부터 눈에 띄었다. 지난 번에 방문했던 부동산의 매물이었는데, 거기 중개사 분이 강경한 면이 있으시긴 해도 말이 잘 통하고 유쾌하고 편했던 기억이 있어서 이 매물을 보여달라고 다시 연락드려서 월요일 저녁 시간으로 예약 잡았다. (저녁 필테와 맞바꾼 부동산 방문)


집보러 다니러 돌아다니는 길에 본 하늘. 가계약한 집은 아니다.


2-3주 간 틈틈히 보러 다닌 매물 중 손에 꼽힐 만큼 내외부 집 상태가 좋고 주변 인프라가 만족스러운 매물이었다. (스벅이 가까운 스세권(=인프라 굿) + 회사셔틀이 자주 다니는 지역)
반전세라는 게 유일한 흠이었다. 하지만 중개사분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강조할 만큼 컨디션 대비 시세보다 2-3천 싸게 나온 편이었다.
14평 정도 되는 집을 둘러보는 내내, 옆에서는 '어우 집 상태 너무 좋네~'와 같은 효과음이 들려왔고, 나는 정신을 다잡으려 애썼다.

다음 날 낮에 부동산에서 연락이 와서 앞으로의 진행사항을 물었다.
집을 구할 때 채광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라, 대낮의 채광을 한 번 보고 싶어서 목요일 점심에 다시 방문하기로 했다.
이런 흐름이라면 자연스레 계약으로 이어질 것 같았고, 수요일 점심에 회사 근처 다른 부동산을 통해 회사 창문으로 보이는 아파트 몇 곳을 더 보기로 했다.

수요일에 본 집들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컨디션도 마음에 점찍어둔 집보다 별로였고, 제일 컨디션이 좋았던 집은 융자까지 끼고 있었다.
예산이 그리 작은 편도 아닌 것 같은데, "어느 정도 리모델링된 아파트 전세"라는 조건이 확실히 쉽진 않구나 싶었다.



영화 '이창'의 창문 뷰. 그야 말로 벽뷰, 관음뷰. 영화도 남의 집을 관음하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을 다룬다.


몇 번의 자취를 하며 집을 구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부분이 있는데 바로 창이다.
채광(남향 선호)이 좋아야 하고, 건너편 집이 들여다보이는 마주 보는 구조 및 이창 뷰는 절대 금지, 거기에 나무와 같은 녹음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가산점이다.
이런 소소한 포인트들이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회사셔틀이 자주 다니고 인프라가 좋아야 한다.

목요일 낮에 다시 본 그 집은 역시나 만족스러웠다.
불을 켜지 않아도 온 집이 밝아서 창가와 베란다에 화분을 이것저것 가져다놓으면 좋겠다 싶었다.
결국, 이만한 매물 없다는 부동산 중개인의 부추김 + 부동산 그만 왔다갔다하고 싶은 마음의 콜라보로 가계약을 치뤘다.
사실 나도 이만한 매물이 다시 나오려면 몇 주 몇 달은 더 기다려야 할 것임을 은연중에 느끼고 있었다.
중개인분께서는, 내가 이 집을 처음 보러 온 사람이었다며 내가 마음에 들어하길래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않고 붙잡아 둔 것이었고, 조금만 더 늦었으면 나갈 컨디션의 집이라고 강조했다. 진위를 알 수 없는, 중개인들이 흔히 하는 입발린 소리일 수도 있겠지만, 상황적으로나 집의 조건이나 그 말이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간에 반전세는 월세로 일정 금액이 나가버리기 때문에, 전세로 돈을 아끼고 싶은 나로썬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었지만
앞으로 2년 동안은 조금 더 주는 만큼 만족스러운 컨디션의 집에서 살아보자는 결론!
한 번 맘 먹고 나니, 벌써 계약한 것 같이 든든하고 얼른 장거리출퇴근에서 해방되고 싶은 마음 뿐이다.

# 에버랜드
회사 행사로 에버랜드에 방문했다.
푸바오 러바오 실물 영접은 처음인데 진짜 왕귀엽고 왕크다.

밥먹는 러바오

야무지게 판다 머리띠까지 쓰고 잘 돌아다녔다.
회사에서 준 쿠폰으로, 방석이랑 쿼카 인형까지 잔뜩 사들고 왔다. 회사돈으로 한 최고로 만족스러운 소비.

귀여운 친구들이 일렬로 .. 하나 업어오지 않을 수 없었다


코로나 이후 놀이공원은 처음이라 티익스프레스 타는데 겁 잔뜩 먹었다.

티익 타기 전 호들갑 떠는 나 vs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응원(?)을 북돋아주는 동기들


# 회사 축제
이번 달에 회사 행사가 유독 많다. 신입버프로 웬만하면 몽땅 참석중.
진짜 연예인 보고 나이는 내가 다 먹는다는 말 하게 될 줄 몰랐는데 권정열 안늙는다 안늙어... 완전 아이돌 재질


축제가 진행되는 와중 하늘을 물들인 노을이 참 예뻤다.

집에 일찍 가자던 동기들과 나... 결국 거의 마지막까지 놀다 가느라, 예약해둔 필라테스는 못갔다 ㅠㅠ 아깝긴 해도 후회는 없었던 하루. 이런 사치도 있는거지 뭐.


# BB의 생일
친한 회사 동기 BB의 생일달인데, 이슈가 많아서 2주가 다 되어서야 날을 잡았다.
BB는 나이는 어리지만 생각이 깊고 배려심이 많아서 상대가 고민할 일을 만들지 않는다.
BB와 함께 있다보면 내가 배려를 받고 있다는 걸 느끼지 못할 만큼 자연스럽게 상황을 이끌고 만들어가는 걸 느끼는데,
그럴 때마다 그 능숙함에 많이 배운다.
부담스럽지 않은 편안함과 유쾌함. 분명한 매력이다.


# 약속 취소와 무빙
장거리 통근을 하게 된 이후 평일 약속은 지양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자취 + 준비하던 시험(다행히 이제 붙었다) 등을 이유로 더더 평일은 완전 비워두게 됐다.
그나마도 금요일이나 목요일에 잡는 편.

이번주에는 저녁 내내 일정이 연달아 있어서 피로했는데, 금요일 저녁에 있던 약속이 당일 취소됐다. (씨익)

약속 당일 오전까지도 단톡방이 활성화되지 않음을 두고 크게 우려중인 두 i


약속이 취소된 여유로운 금요일.
연휴를 앞둔 주말로 넘어가기 전, 그야말로 여유로운 금요일.

새벽 늦게까지 동생이랑 거실에서 무빙 마지막화까지 달렸다.
터지는 소리, 총소리, 음악소리는 큰데, 사람 목소리는 작아서
밤중에 시끄러울 까봐 동생이 리모컨을 잡고 미세 컨트롤 해가면서 봤는데 그 섬세하기가 돌비 애트모스급이다.

무빙 마지막으로 갈수록 동생이랑 둘 다 ?,,? ,,,???? 하는 상황의 반복이었다. 이런다고..? 이걸 이런다고..?? 그래서 더 웃겼던 것 같기도 하고.
결론은 역시 뭐든 같이 해야 몇 배로 더 재미있다는 거.


# 가계부 돌아보기
꾸준히 가계부를 쓴 지 반 년이 됐다. 매 월 하루를 정해두고 (월급날 전 날) 한 달의 소비를 총망라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번 달 소비는 여행비 반, 일상적인 소비 반.
그만큼 여행을 참 자주다니긴 했다.
이번 달엔 강원도 고성, 홍천 두 군데의 국내여행을 다녀왔고
다음 달엔 부산에 갈 예정, 그 다음 달엔 방콕여행을 예약했다.
숙소비 항공비 교통비만 해도 그 출혈이 엄청나다.
앞으로 자취를 시작하게 되면 정기적인 소비항목의 규모가 더 커질텐데, 앞으로는 여행 횟수도 좀 조절해야겠다.


# 재무설계
아맞다 이번 주에는 회사에서 이벤트성으로 진행하는 재무설계에 당첨돼서 재무설계도 받았다.
진짜 뭘 많이 한 한 주였네.
앞으로 돈을 모으고 쓰는 방향을 조정할 수 있었던 꽤 유익했던 시간이었다.


# 라섹 준비
다음주 월요일 라섹 수술 예정.
은근 미리 챙겨야 할 게 많아서, 주말 내내 안경 알 맞추고, 눈뜬장님 상태로 들을 컨텐츠 준비하고, 연휴 중 진행할 전세집 계약과 계약금 준비도 하고, 미리미리 가계부랑 일기도 싹 정리해두고, ..
요모조모 사전 준비에 돌입했다.

휴 앞으로 몇 일 간은 속세로부터 강제로 멀어지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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